》내 탓이 아닌 것마저 내 탓이라고 말하는 나
과거의 상처가, 타인의 악의가 나를 규정하게 내버려두어선 안 된다
나를 가장 많이 속이는 건 누구일까. 아마도 자기 자신일 것이다. 슬프면 슬프다고 하면 되는데 “아, 술이 당기네”라고 말한다.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자기를 비난한다. 못난 자신을 좋아할 리 없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모욕을 느껴도 “내가 못나서 그런 거야”라고 자기 탓을 한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는 데 익숙해지고 무력한 사람으로 변해 간다. 이게 왜 모두 자신의 탓인가? 이렇게 자기를 탓하다 보면 감정을 두려워하게 되고 감정을 억압하게 된다. “느낌이 어때요?”라고 물으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한다. 마음의 동요가 슬픔인지 두려움인지 분노인지 구분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때로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의심이 차오르는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의 우물에 빠지면 “나는 제대로 되는 게 없어.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그런 거야”라며 과거를 탓하게 된다.
연애 관계가 끝이 난 뒤 4개월 동안 과거 연애 경험을 얼마나 자주 떠올렸는지 148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끝난 연애를 더 자주 떠올린 사람일수록 괴로움은 더 컸고 우울 증상의 빈도도 더 높았다. 과거 실패한 연애 경험을 반복해서 떠올리는 것은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옛날 일을 곱씹을수록 괴로움만 커지고 우울해질 뿐이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현재의 나를, 어쩌면 미래의 나까지 발목을 잡는 것이다.
우리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것은 또 있다. 악의를 가진 타인이다. 어느 회사에서나 있을 법한 상사의 예를 보라. 통제욕구만 강하고 능력은 부족한 상사일수록 ‘폭언’으로 타인을 조종하려 한다. 일을 잘하는 직원일수록 더욱 경계하며 괴롭힌다. 위협의 대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상사는 가스라이팅을 하기 마련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잘된 건 네가 잘해서가 아니야. 어디서 잘난 척이야.” 사이코패스는 TV 뉴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런 타인의 악의는 상대를 움츠러들게 하고 모든 것을 스스로의 탓으로 돌리게 만든다.
》‘우울하고 불안한 내 마음이 가장 어렵다’는 당신을 위한,
첫 번째 심리학 수업
삶은 원래 불안하다. 모든 사람은 열등감을 느끼고 있으며, 타인의 인정 없이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자존감을 채울 수 없다. 과거의 상처와 타인의 악의는 자꾸만 나의 발목을 옭아매려 한다. 그렇다면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무엇부터 할 수 있을까.
먼저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지 말 것. 불안도 우울도 슬픔도 모두 나의 것이다. 이런 감정들이 나쁜 것이 아니다. 나를 지켜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도 한다.
괴로워도 우리에겐 마음의 바탕이 단단히 다져지기 위한 슬픔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울은 어떨까. 우리를 보호하는 건 낙관과 기대가 아니다. 오히려 우울한 감정이다. 우울해지면 현실을 곱씹게 된다. 그리고“너는 지금 쉬면서 회복할 필요가 있어.” 하는 신호가 곧 우울감이다. 장기적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보존하는 게 낫다고 판단되면 회복 과정에 들어가도록 만드는데 우울감의 순기능을 ‘행동 셧다운 모델’이라 한다.
더불어 본인만 힘들고 본인만 괴롭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어차피 세상은 원하는 만큼의 애정을 주지 않는다. 사람은 모두 저마다의 열등감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다. 겉보기에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 결함을 반드시 갖고 있다.
이 책의 저자 김병수 원장은 말한다. “마음은 복잡한 것이 정상입니다. 무엇을 숨기고, 무엇을 드러내야 하는지 분명히 알 수 없지요. 솔직하게 마음을 남들에게 내보였다가 뒤통수 맞을까 봐, 이상한 사람 취급당할까 봐 꼭꼭 숨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나만 이상하고, 나만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라는 괜한 불안이 치밀어 오릅니다. 이럴 때 심리 전문가가 나타나서 “당신이 괴로운 건 낮은 자존감 때문입니다. 트라우마가 해결되지 않아서 고통받고 있는 겁니다. 나르시시스트가 당신을 괴롭혀서 그런 겁니다”라고 설명해 주면 “내 문제는 바로 그거였어!”라며 혼란이 걷히고 마음에서 큰 짐 하나를 덜어낸 것처럼 홀가분해집니다. 하지만 마음에 대해서는 하나의 진실이 아니라 서로 모순되는 여러 가지 진실이 공존합니다.”
그리고 덧붙이다. 자기 마음을 잘 모른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자신이 자신의 귀에 거짓말을 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도 생길 수 있는 일이다. 김병수 원장은 단순히 심리 지식을 쌓는 것보다 비효율적이고 효과조차 없고 때론 상처를 덧나게 하는 생각들을 발견해 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 책이“나를 탓하는 말들, 내가 나를 해치는 못된 생각들, 내 마음이 나에게 하는 그 모든 거짓말들과 잘못된 생각의 덫에서 빠져나오도록”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 말한다.
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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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교보문고
내 마음의 거짓말 | 김병수 - 교보문고
내 마음의 거짓말 | 《내 마음의 거짓말》은 내 마음이 나에게 하는 거짓말 23가지를 담은 책이다. 현재가 아닌 과거에 발목 잡힌 사람들, ‘너의 탓’이라는 억압과 세뇌에 질려 스스로를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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